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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에서 천연 재료로 만든 양유비누, 양한마리 입양 후기

노이웨이 2019. 6. 26. 0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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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집에서 핸드워시를 잘 쓰지 않으려고 하고 있다. 처음에 핸드워시를 쓸 때는 편리하다고 생각했지만, 생각보다 교체 타임이 빨리 다가오는 소비품을 대체적으로 좋아하지 않는 편이다. 일단은 자주 교체해주는 것이 귀찮고 특히 요즘은 그런 류의 제품이 쓰레기가 상대적으로 많이 나오기 때문에 기피하게 된다. 무엇보다 내가 왜 비누를 쓰다가 핸드워시를 쓰게 되었는지 곰곰이 생각하다 보니, 그냥 세상의 흐름대로 무작정 따라갔던 것 같다. 하지만 세상의 흐름에도 이유는 있었을 거다. 일반 비누를 쓰는 게 손이 더 건조하다던가, 비누를 다른 사람과 공유하면 병균이 옮아올까 봐 걱정돼서 등등의 이유가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그 사이 또 세상은 발전해서 요즘은 보습력이 핸드 워시보다 더 좋은 비누도 많고, 비누를 다른 사람과 공유해도 병균이 옮지 않는다는 연구 결과도 나온 바 있다. 그래서 얼마 전까지는 세바메드에서 나오는 데일리 비누를 쓰다가, 갑자기 천연 비누를 써보고 싶어서 예전에 유기농 마트에서 스쳐가듯 보았던 귀여운 양모 양의 비누가 생각나서 하나 사보았다. 

 

 

 

양 비누의 요염한 뒷태

 

 

 

'양'이라는 단어가 주는 보송보송한 이미지와 이 새하얀 비누의 이미지가 꽤 잘 맞아떨어져서 인지 아주 오래전에 스치듯 본 게 전부인데도 기억에 남아서 이제야 구입해 본 녀석. 여러 가지 양유 비누가 있지만 이렇게 비누 모양까지 제대로 양인 비누는 쉽게 찾아볼 수 없다. 

 

사람들이 흔히 생각하는 일반 비누는 알칼리성이라서 자주 쓰면 손이 건조해지는데 천연 비누들의 경우는 오히려 핸드워시보다 보습력이 더 좋은 경우도 많이 찾아볼 수 있다. 양의 젖으로 만든 비누도 유명하다고 해서 오래 쓰면 어떨지 조금 기대 중! (써보고 괜찮으면 직업상 하루에도 수십 번씩 손을 씻어서 손이 건조한 동생에게도 추천해줄 예정)

 

 

 

 

 

 

 

내가 구입한 건 Saling(잘링이라고 읽는다)이라는 회사에서 나온 Schafmilch-seife라는 비누이다. 'Schafmilch'란 독일어로 '양의 젖'이라는 뜻이고 'Seife'는 비누! 
모든 피부에 쓸 수 있는 아주 순하고 부드러운 타입으로 나왔다. 내 손은 악건성까지는 아니지만 꽤 건조한 편이라고 할 수 있다. 여름에도 핸드크림을 챙겨 바르는 편이고, 겨울에는 핸드크림 필수 필수 꼭꼭 필수이다. 
포장박스의 오른쪽 상단에 보이는 COSMOS ORGANIC 마크도 확인해 보았다. COSMOS란 'COSMetic Organic and Natural Standard'의 줄임말로 유럽의 유기농, 천연 화장품을 인증하는 마크라고 한다. 유럽의 화장품 검수 기준은 까다롭기로 유명하니 믿고 구입. 
하지만 구매에 가장 결정적인 기여를 한 건 사진 속의 양 세 마리 중에 맨 뒤에 있는 귀요미 양

 

 

 

 

 

 

 

무게는 85g. 사용 후 부터는 1년 내로 사용을 마치는 것이 좋다고 나와있다. Saling이라는 회사는 독일 슈투트가르트에서 남쪽으로 차로 한 시간 정도 걸리는 알브 슈타트(Albstadt)라는 지역에 있는 회사이다. 어떤 회사인지 궁금해서 포장 박스에 적힌 링크로 들어가 보니 아주 친근한 이미지의 홈페이지를 만날 수 있었다. 

 

 

 

 Saling사의 홈페이지 메인 화면

 

 

 

 

요즘 회사들 답지 않게 오로지 제품 생산에만 집중하고 있다는 것을 엿볼 수 있는 클래식한 분위기. 실제로 홈페이지에는 제품 소개만 올라와 있고 제품을 직접 구매할 수는 없게 되어있었다. 비누뿐만 아니라 양과 관련된 거의 모든 것을 생산하는 듯한 기분이 들 정도로 제품 카테고리에 소개된 제품이 엄청나게 많았다. 비누도 종류와 모양이 엄청 다양하고, 천연 베갯속이 들어간 속 베개, 양털로 만든 다양한 인형, 모직류 제품들 등등등. 와우!

 

 

 

 

 

 

 

 

전통적인 방식으로 비누를 만드는 방법을 고수하고 있고, 유기농 재배로 얻는 지방과 오일로 만든 피부에 아주 순하고 보드라운 비누이다. 향이 없는 타입은 아니고, 에센셜 오일의 향이 은은하게 나는데 강하지 않아서 비누를 들고 가까이 맡아야 나는 정도이다. 

 

 

 

 

 

성분의 대부분은 천연 방식으로 재배한 농작물로부터 채취하였거나(이 경우 83%가 천연), 또는 천연 성분 그 자체를 사용하여서 (이 경우 100%) 천연 재료와 친환경 농법 및 제조법으로 만들어진 제품이라는 것을 무척 강조하고 있었다. 그리고 무엇보다 반가운 Made in Germany ^.^; (Made in China 그만 보고 싶어...ㅠㅠ)

 

 

화장품 성분들을 아직 잘 모르지만 조금씩이라도 친해져 보기 위해 하나씩 적어보았다. (용어들 너무 어려워ㅠㅠ)
그리고 요즘은 화장품 성분 꼼꼼히 따지는 분들도 많이 계시고 하니.... :)

 

 

- 화장품 성분(INCI): 소듐팔메이트(순하고 부드러운 계면활성제), 소듐 코코 에이트(코코넛 오일을 재료로 한 계면활성제), 물, 글리세린(천연 보습제), 양 분유 파우더, 향료, 라놀린(면양의 털에서 추출한 기름), 나트륨

- 재료 성분: 팜 오일, 코코넛 오일, 물, 글리세린, 양 분유 파우더, 향료(에테르 오일), 양모 왁스, 소금

- 방부제 없음, 미네랄 오일 기반하는 재료 사용하지 않음, 파라벤 프리, 실리콘 오일 프리

 

 

 

 

 

 

 

 

조심스럽게 상자를 뜯어 하얀 테이블 위에 놓아두니 마침 사진을 찍으라며 햇빛이 한 줄로 가지런히 비추어 주길래 거기에 조심스럽게 양친구를 눕혀 보았다. 전체적인 모양이나 동글동글한 곡선의 양털이나 다리는 너무 귀여운데 사실 얼굴이 너무 사실적으로 조각되어 있어서 조금 당황했다. 내가 너무 우리나라의 귀엽고 동글동글한 캐릭터에 익숙해져서 그렇겠지. 이것이 바로 문화 차이. 우리나라가 낭만주의라면 유럽은 사실주의 (가끔 극사실주의) 같은 느낌. (미술 쥐뿔도 몰라도 이 정도 비교는 가능) 그래도 귀엽다 :D
햇빛을 받아서 그런지 좀 노랗게 나왔지만 실제로는 하얗다. 새하얗다기보다 약간 아이보리 느낌 하얀색.

 

 

 

 

 

 

 

 

 

눈동자가 없는 게 조금 무섭게 보이긴 했지만 그래도 그것 때문에 검은색 색소를 넣을 순 없으니까 이해한다. 응응. 나름 섬세하게 조각이 되어 있어서 단순히 비누가 아니라 지인들에게 기념 선물하는 용도로도 많이 구입된다고 한다. 장식으로 세워둘 수도 있고 (안정감 있게 잘 선다), 옷장에 넣어두는 방향제 역할까지 가능한 비누이다.

 

 

 

 

 

 

크기를 가늠하기 위해 손에 올려놓고 찍은 사진. 참고로 내 손은 여자 손 치고는 큰 편이니 참고하시길. 아무래도 깎다 보니 일반 비누보다는 조금 작다는 느낌을 받는다. 그래서 그냥 양모양이 아닌 동그란 비누를 살 걸 그랬나? 싶다가 막상 써보니 양모양을 사길 너무 잘했다는 생각에 고개를 끄덕끄덕 했다. 

 

 

 

 

 

 

일단 부드럽고 순함을 강조하는 비누답게 손 안에서 동글동글 돌리는데 너무나 보드랍고 진짜 작고 부드러운 양인형을 만지작거리는 기분이라 심리적으로 힐링되는 느낌! 세워놨을 때 자연스럽게 욕실의 인테리어 소품 역할도 하고, 만졌을 때도 기분 좋고, 사용 직후에 보글보글 하얀 거품이 군데군데 묻으니 더 귀여워 보인다. (비누 받침대의 하얀 흔적들은 세바메드 비누의 흔.. 적....) 
기왕이면 예쁘고 귀여운 것을 사는 귀여움 성애자들이라면 이 양비누가, - 아니면 다른 양비누라도 - 매우 마음에 들 것으로 예상되므로 독일 여행 기념 선물로 한두 마리쯤 입양해 가시는 것도 좋을 듯하다. 

 

 

 

 

 

 

가격은 2.99유로 (한화 약 3,900원 정도). 싸다면 싸도 비싸다면 비쌀지 모르겠지만, 비누 하나만 바뀌어도 내 피부에 끼치는 영향이 매우 다를 수 있으므로 특히 피부가 건조해서 고민인 분들에게는 한 번쯤 써보시는 것도 추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