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전 리뷰했듯이 최근 밀리의 서재로 다시 컴백했다. 요즘은 어떤 책이 인기있나 해서 찾다가 역행자가 눈에 띄었다. 처음 보는 책은 아니었다. 인스타에서도 자주 보고, 유튜브에서 자청님 인터뷰 영상도 보았다. 자청님의 유튜브 채널은 단 한 번도 방문한 적 없지만 이 분의 파급력이 느껴질 정도였다. 그래서 오랫동안 읽기를 멈추었던 자기계발서를 다시 한 번 읽어보기로 한 게 바로 이 책 '역행자'였다. 사실 자기계발서의 이야기들은 여러번 읽다 보면 큰 그림은 비슷하다. 책들이 서로 베꼈다는 것이 아니라 아무래도 주제가 같다보니 일맥상통하는 메시지가 보이기 마련이다. 그것을 알면서도 실천하지 못하는 스스로에게 부끄러워 자기계발서를 읽는 것을 그만두었었다. 하지만 '역행자'는 뭔가 달랐다. 평소에 생각해 본 적 없는 포인트를 짚어주면서도 어려운 말을 쓰지 않고 쉽게 설명해준다. 책에 나온 말처럼 '책읽기 글쓰기 22전략'과 '운동'만 실천해도 이 책에서 가장 중요한 걸 얻었다고 할 수 있겠지만, 말처럼 쉽지는 않다. 책읽기 글쓰기 22전략이란 하루에 2시간씩 독서와 글쓰기를 하는 것이다. 이 책을 읽기 시작하면서 동시에 시작했는데 매일은 어려웠다. 그래도 일주일에 한 번이라도 하는 게 어디냐 싶었다.
책의 내용은 자청님의 어린 시절부터 시작해서 자기가 여기까지 어떻게 오게 되었는지를 설명한다. 이런 사례 하나를 머릿 속에 집어넣음으로써 나도 이 사람처럼 될 수 있다는 간접경험을 위해서이다. 만약 이 이야기가 모두 사실이라면, 나도 지금의 이 낮은 자신감이 언젠가 자청님처럼 올라갈 수 있을까? 희망이 생기기도 하고, 두려움이 앞서기도 했다.
자기계발에 느슨해지는 우리의 모습이 의지력 부족이나 못나서가 아니라 생물학, 심리학적인 지점에서 이유를 찾고 어떻게 극복해나갈지에 대한 가이드도 제공해준다. 이 점이 가장 흥미로웠다. 내일은 좀 더 열심히, 좀 더 일찍 시작하자라는 마인드가 문제가 아니라 나의 뇌구조를 이해하고 심리 기제, 무의식 행동 패턴을 있는 그대로 들여다보고 파해하는 과정이 꽤 흥미롭다.
예를 들어, 내가 어떤 사람에 대해 미운 감정이나 싫은 감정이 든다면 '내 마음이 그 사람의 어떤 점 때문에 이런 감정을 느끼는지' 곰곰히 생각해 보는 일이다. 실제로 책을 읽던 중에 만나기로 했던 지인 중에, 내가 아주 썩 싫은 건 아니지만 만날 때 묘하게 기분이 유쾌하지 않은 친구가 있었다. 이 친구를 만나기 전에 혼자서 생각을 해보았다.
나는 이 친구의 어떤 점 때문에 마음이 불편한가? 그 감정의 내면에는 '돈'이 자리하고 있었다. 그 친구는 돈이 많았다. 금수저는 아니었지만, 시골에서 농장을 하시는 부모님이 근검절약해서 모아서 물려주신 돈을 주식에 알맞은 시기에 투자해서 대박이 났다고 했다. 엄청난 디테일은 알 수 없었지만, 나와 만날 때 쓰는 씀씀이만 보아도 나와 같은 서민 레벨은 아니라는 건 알 수 있었다. (이 친구는 여행갈 때 몇십만원짜리 호텔로 주로 예약을 잡고, 레스토랑에서도 가격을 보지 않고 주문하는 편이다.) 고맙게도 그 친구는 나에게도 그런 물질적 혜택을 공유해주었다. (숙소나 식당 등). 하지만 그것이 내 마음을 불편하게 했던 것 같다. 마치 내 마음을 돈으로 사려는 것 같다는 기분이 제일 많이 들었다. 하지만 곰곰히 생각해보니 부럽고 질투가 났던 것 같다. 나는 어떻게 해야 저렇게 되는지 조차 모르겠는데, 저렇게 잘나가고 있는 친구가 부러웠다. 그런 마음 때문에 괜히 그 친구의 의도를 내 마음대로 해석해서 물질적인 사람이라고 속으로 비난했는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 내 마음을 인정하고 오히려 그 친구의 성공을 인정하고 존경해주며 어떤 비결이 있는지, 또 지금은 어떻게 관리하는지 재테크에 관련된 팁을 물었다. 막상 그렇게 물으니 애매하게 꼬여있던 감정이 풀렸다. 그 친구가 재테크에 있어서 어떤 개념을 가지고 있는지, 어떤 점이 배울만 하고 아닌지가ㅣ 객관적으로 보이면서 애매하던 심술은 사라져 버렸다. 배울 것은 배웠고, 내게 맞지 않는 것은 과감히 취하지 않았다.
역행자를 다 읽기도 전에, 읽으면서 내 삶에 적응해 가다보니 벌써 변화를 느낀다. 한 번에 모든 것이 바뀌리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하지만 내 인생책으로 삼고 오래도록 도전하다보면 나에게도 자신감 있게 나를 세상에 드러낼 날이 오지 않을까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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