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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라이프/독일라이프

코로나 이후 바뀐 독일 시위의 모습



오늘은 매년 열리는 프라이드 퍼레이드 주말이었다. 프라이드 퍼레이드는 성소수자들과 그들을 지지하는 사람들이 모여서 도심을 걷는 퍼레이드 형태의 시위 행진인데 시위라고는 전혀 생각되지 않을 정도로 완전히 축제 분위기로 진행이 된다. 귀여운 코스튬부터 두 눈을 번쩍 뜨이게 할 만큼 화끈한 19금 코스튬까지 각종 코스프레는 물론이고, 옆이 시원하게 뚫린 2층 버스에 올라타서 시끄러운 클럽 음악을 틀고 춤을 추면서 도심을 누비기 때문에 다같이 흥이 넘치는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어서 좋아하는 이벤트 중 하나이다.


하지만 아쉽게도 올해는 코로나 때문에 평소대로 진행할 수가 없었다. 당연히 취소될 거라고 생각했는데, 진행된다는 소식이 들려왔다. 물론 거리에 프라이드 퍼레이드를 상징하는 깃발이 하나둘씩 늘어나고, 길거리 음식을 파는 상점들도 전과는 달리 드문드문 들어서기는 했지만, 퍼레이드 자체가 워낙 대규모 행사이기 때문에 퍼레이드는 하지 않겠거니 생각했는데 의외였다.
무엇보다 코로나 때문에 대형 행사에는 아직도 규제가 걸려있을텐데, 어떻게 허락을 받은건지? 신기했다. 그렇게 큰 퍼레이드를 시의 허락 없이 진행할리가 없었기 때문이다.


궁금한 마음에 찾아보니 퍼레이드가 진행된다는 것은 사실이었지만, 이번에는 작년과는 전혀 다른 모양으로 진행되는 것 같았다. 첫째, 모두 자전거를 타고, 둘째, 퍼레이드 내내 마스크를 착용하고(원래 독일은 밖에서는 마스크 착용이 의무가 아니라 대부분 마스크를 쓰지 않는다), 셋째, 자전거끼리도 안전거리를 유지하여 서로의 안전 거리를 확보한 상태에서 진행한다고 했다. 작년도 재작년도 구경을 갔던 퍼레이드였던 터라 이번에 바뀐 모습을 보고 싶어서 나가볼까 했지만, 과연 구경나온 사람들도 그 규정을 잘 지킬지는 의문이었다. 날씨도 풀리고 규제도 풀리면서 사람들의 경계도 많이 풀려서 조금만 번잡한 시간에 길거리에 나가도 사람들은 코로나 전과 다름없이 밖을 활보하고 있었고, 바깥에서는 마스크를 쓰지 않아도 된다는 분위기가 팽배하기 때문이다.


출처: hamburg_pride 인스타그램 공식계정




그래서 결국 퍼레이드까지는 나가지 않았지만 그래도 퍼레이드가 어떤 모습일지 궁금해서 함부르크 프라이드의 공식 계정에 올라온 동영상을 가지고 왔다. 생각보다도 훨씬 안전하고 평화롭게 진행된 것 같아서 다행이다 싶었다.

 

 




퍼레이드 자체는 아주 평화롭게 자전거를 타고 라이딩하는 분위기로 진행된 듯 했고, 몇몇 사람들은 알스터 호수에 아주 커다란 유니콘 튜브를 띄워놓고 호수 위를 둥둥 떠다니기도 했다고 한다. (나는 늦게 나가서 주정차한 유니콘 튜브만 보았다 ㅋㅋ)



그리고 가볍게 친구를 만난 뒤 헬스장으로 가는데 시청 앞에도 어떤 시위가 진행되고 있었다. 가까이 다가가서 보니 이 역시 종종 도심에서 볼 수 있었던 시위였다. 돼지, 닭, 소 등 동물을 오직 식용으로 먹기 위해서 키우는 사업장들을 비판하는 시위. 이 시위는 앞에 말한 프라이드 퍼레이드와는 원래도 조용하게 서서 진행하는 시위지만, 좀 더 시민들에게 다가가서 말도 걸고는 했었는데, 오늘은 테이프로 커다랗게 경계선을 그어놓고 그 안에서도 마스크를 쓰고 안전거리를 확보한 채 피켓과 모니터를 들고 있었다.


"동물을 죽이는 것은 우리 자신을 죽이는 일입니다!"라는 피켓을 들고 있던 가운데 분





사실 얼마전 조지 플로이드분의 사망 사건으로 독일에서 대규모로 BLM(Black Lives Matter) 시위가 일어났었는데 그때는 마스크도 제대로 쓰지않고 안전거리도 전혀 확보하지 않았었다. 물론 그 시위는 중요했고 지지하지만, 꼭 그런 방식을 택했어야만 했는지 개인적으로 아쉬웠었는데, 다행히도 점점 코로나 사태가 길어지면서 시위에 대한 규제도 시민들의 건강을 지키기 위해 강력하게 규제가 되고 있는 듯 했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같은 날 베를린에서는 코로나 규제에 반대하는 시위가 열렸다고 한다. 코로나 규제에 반대하는 시위니까 당연히 코로나 규제를 안지켰다... 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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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erlin protest over virus restrictions⁣ ⁣ Thousands marched in the German capital to protest against measures imposed to curb the spread of the novel coronavirus. Demonstrators insisted "the end of the pandemic" had arrived, and restrictions violated people's rights and freedoms.⁣ ⁣ Police estimated that about 17,000 people turned out, among them conspiracy theorists and right-wing activists.⁣ ⁣ Germany's government has been praised for its management of the pandemic. It has been easing lockdown measures since late April, but social distancing rules remain in place. Despite Germany's comparatively low toll, authorities are concerned at a rise in infections over recent weeks.⁣ ⁣ Swipe left 👈 to watch a video.⁣ ⁣ Picture: Fabrizio Bensch/Reuters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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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른 다시 예전처럼 일상으로 돌아가길 바라며 2019년의 프라이드 퍼레이드 모습을 함께 올려본다. :)

 

 

 

2019년 성소수자 퍼레이드의 모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