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라이프/독일라이프

독일 어학 비자 만료, 그리고 코로나가 터졌다

노이웨이 2020. 7. 20. 06:50
반응형

 

 

 

 

독일에서 어학 비자로 지낼 수 있는 기간이 만료되어갈 때 쯤 코로나가 터져버렸다. 지낼 수 있는 최대한의 기간을 다 채웠기 때문에 원래대로면 대학 지원을 하더라도 한국으로 돌아가서 했어야 했는데 코로나로 비행기표는 취소되었고, 그 시기에 공항에 가는 것은 '저 코로나 바이러스 걸리고 싶어요.'라고 말하는 것과 비슷할 정도로 위험했다고 느꼈다. 

 

그래서 나는 독일에 머무르기로 선택했다. 그리고 비자가 꼬여버렸다. 이 와중에 나가라고 하면 어떻게 하나, 아니 못가게 해도 가야하나 정말 많은 고민도 있었지만, 있던 곳에 가만히 있는 것이 모든 사람들을 위해서 안전한 결정이라고 믿었다. 아마 나와 비슷한 상황에서 비자 문제로 마음 고생 많이 하신 분들이 적지 않았으리라 본다. 

 

그 과정들을 간단하게 남겨보려고 한다.

 

 

1. 코로나19 본격적으로 발생했던 2월 말 - 3월 중순

 

이 때 이미 귀국 비행기편은 취소되었었다. 나는 KLM 항공사 티켓이었고 현대카드 프리비아를 통해 예약했었다. 지난 번에도 느낀 거지만, 비행기는 특수 상황이 발생할 경우 외국 항공사나 외국 사이트를 통해서 예매하면 변경 및 환불, 취소 등에 대한 '커뮤니케이션'이 한국보다 많이 답답한 편이라 나는 꼭 한국 대행사를 통해서 예매한다. 그래서 다행히 이번 일에서도 한국어로 편하고 빠르게 소통이 되었던 점은 다행이었다. 아무튼 내 비자가 4월 중순에 끝날 예정이었기 때문에 한 달 전부터 외국인청에 찾아갔다. 처음에는 필요한 서류를 가지고 오면 임시 비자를 내어주겠다고 시원한 답변을 들어서 마음이 놓였다. 그런데 문제는 서류를 들고 찾아간 다음 날, 정확히는 금요일에 방문을 했었고 그 다음 주 월요일에 찾아간 날 아침, 갑자기 관공서가 운영을 하다말고 문을 닫았다. 선착순으로 기다리고 있었기 때문에 일찍 온 몇몇 사람들만 업무를 처리할 수 있었고 대부분은 낙동강 오리알 신세가 됐다. 하지만 이해가 됐다. 선착순으로 대기하고 있던 사람들 중 나와 단 한 명을 제외하고 아무도 마스크를 쓰고 있지 않았다. 어쩔 수 없이 비자 때문에 기다리면서도 나는 최대한 사람들로부터 멀리 피해있었다. 그 상황을 인지하긴 했는지 갑자기 관공서 사람이 나와서 문을 닫는다고 홈페이지 공지를 확인하라고 했다. 그 뒤로는 정말 긴급한 사람만 받아주었다. 원래 비자를 받기 3달 전부터 오라고 하는 독일 관공서이기 때문에 한 달 남은 나는 급한 걸로 봐주지 않을까 했는데 바로 거절당했다. 이메일을 보내라기에 이메일을 보냈지만, 이메일 답변도 똑같았다. '정말 급할 때 다시 연락하라', 고.

 

 

2. 4월 초

 

그래서 비자 기간을 일주일 정도 남기고 이메일을 다시 보냈다. 임시허가증 같은 것을 PDF파일로 보내주었다. 하지만 공교롭게도 프린트 할 수 있는 곳이 없었다. 집에는 프린터가 없었고, 그동안 돈을 내고 프린터를 이용해오던 도서관이 모두 문을 닫았기 때문이다. 결국 다시 외국인청을 찾았다. 이번에는 대기 번호를 받을 수 있었다. 순서가 되어 들어간 외국인청의 모습은 이전과 전혀 달랐다. 원래 외국인청은 건물로 들어가서 2층인가 3층까지 올라가서 거기서 또 대기를 해서 상담을 받곤 했었는데, 이 때는 코로나가 아직 심할 때라 관공서도 최대한 축소 업무를 하는 듯 했다. 원래는 로비였던 곳에 (아마도) 각 부서별로 데스크를 하나씩만 세팅을 하고 아주 중요한 서류만 임시로 비치해둔 책장에 꽂아둔 채 업무를 하는 듯 했다. 상황을 설명했더니 똑같은 임시허가증을 뽑아서 친필로 내 여권 정보와 허가 내용등을 작성해 주었다. 그럼 언제 다시 와야 하냐고 물으니 '상황이 다시 노멀하게 돌아오면 다시 오라'고 했다. 정해진 날짜도 없었다. 평소 독일의 업무 처리와는 전혀 다른 모습에 당황도 했지만, 상황의 심각성을 있는 그대로 보고 유연성있게 대처하는 모습에서는 신뢰가 갔다. 참, 그리고 원래 임시비자 줄 때도 수수료를 받는데 이번에는 수수료도 받지 않았다. 

 

 

3. 그리고 7월

 

그동안 나는 대학에 지원할 수 있는 지원 자격인 독일어 어학 시험 성적을 따기 위해 공부에 매진했다. 다른 건 신경쓸 여력도 없었거니와 신경을 쓰고 싶지도 않았다. 그동안에도 코로나가 계속해서 우리의 삶을 위협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독일 정부가 마스크 착용을 의무화한 이후로, 특히 내가 지내고 있는 함부르크는 많이 안정이 되었고, 7월 1일을 기점으로 그동안의 강경했던 코로나 정책이 많이 풀렸다. 그런데 예전에 외국인청에서 어학 비자가 끝나는 시점에는 그동안의 성과를 확인한다는 이야기를 본 적이 있어서 독일어 성적을 들고 연락하고 싶어서 7월 중순에 외국인청에 성적 미리보기 버전을 가지고 이메일을 보냈다. 혼나면 어떡하나 좀 걱정했는데 쿨하게 필요한 서류를 들고 외국인청에 방문하라고 테어민을 잡아주었다. 이메일 답변은 생각보다 빨리 왔고(하루만에!) 테어민은 8월 초로 잡혔다. 따로 준비가 더 필요한 서류가 있어 다시 어학원을 방문해야 하는 게 번거롭긴하지만 (독일어 수업 수료 증명서를 제출하라고 했다) 그래도 서류를 잘 갖춰가면 괜찮을 것 같다. 학교 지원 결과를 알게 되기까지는 아직 두어달 더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그 때까지는 임시 비자를 받아서 버텨보아야지. (이번에는 수수료를 받는다. 약 100유로.) 

 

 

 

 

 

 

이후의 후기는 비자(체류 허가)를 다시 받게 되면 또 작성하도록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