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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라이프/독일라이프

독일 공유기 Fritz!box 와이파이 이름/비밀번호 변경하는 법

by moin 2020. 4.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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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웬일로 누군가 우리 집의 문을 두드렸다. (이 시국에 누가?) 알고 보니 윗집에 새로 이사 왔다는 이웃이었다. 이사 온 김에 인사를 하러 왔다고 해서 반갑게 이야기를 나누었다. 이 집에서 3년 넘게 살면서 꽤 여러 집들이 들어오고 나가는 걸 봤지만 한 번도 인사를 하러 온 사람은 없었다. 독일도 큰 도시에서는 그런 풍습들이 사라진 지 오래 일 텐데 인사를 하러 왔다는 게 반가웠다. 마지막에는 결국 부탁이 있었다는 것을 알게 되긴 했지만(!) 충분히 이해할 수 있는 상황이었다.

 

 

 

요즘 독일은 대부분의 사람들이 회사에 나가지 않고 집에서 일을 한다. (마트 직원, 공사 인력 등 꼭 현장에 가야하는 업무를 제외하고 모두 집에서 일을 하고 있다.) 그런데 독일은 이사를 하고 나서 집에 바로 인터넷을 설치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짧으면 1-2주, 길면 한 달을 기다려야 할 때도 있다. 무슨 이유에서인지 모르겠지만, 윗집이 이사온지 한 달이 다 되었는데도 1&1에서 인터넷 설치가 지연되고 있다고 했다. 지금은 카페도 테이크아웃만 되고 앉아있을 수가 없기 때문에 밖에서 일할 곳도 따로 없는 상황! 

 

 

그래서 선뜻 와이파이를 공유해주겠다고 했다. 하지만 나도 경계심이 아예 없는 사람은 아닌지라, 기존 비밀번호를 그대로 알려주기보다는 와이파이의 이름과 비밀번호를 바꿔서 알려줘야 겠다고 생각했다. 지금까지 한 번도 독일 집에서 와이파이 비밀번호를 바꿔본 적이 없어서 구글에서 검색을 하며 어찌어찌 비밀번호를 바꿨는데, 이게 웬일. 와이파이 비밀번호가 아니라 다른 걸 건드려서 인터넷이 아예 먹통이 돼버렸다. (...)

 

 

 

 

어려운(?) 이웃을 도우려다 나까지 인터넷을 못쓰게 된 웃픈 상황

 

 

 

 

그. 래. 서... 오늘은 나처럼 실수하는 분들이 없길 바라면서 Fritz! Box의 와이파이 비밀번호 바꾸는 법을 설명하려 한다.

'Fritz! Box'는 우리나라의 iptime처럼 와이파이 공유기의 이름이다. 그래서 와이파이 목록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이름 중 하나이다. 와이파이 설정 같은 건 나처럼 일반인들은 자주 만지는 세팅이 아니기 때문에 예전에 한두 번 해봤더라도, 시간이 지나면 금세 까먹기 마련이다. 그러니까 나처럼 대충 하다 이상한 거 건드리면 절대 안 된다. 가장 주의해야 할 사항은 와이파이 비밀번호는 사용하는 인터넷의 마이페이지 같은 곳 (예. 1&1 Control Center)에서는 바꿀 수 없다는 것이다. 1&1 Control Center는 평소에 내가 사용하는 1&1이라는 인터넷 회사의 홈페이지다. 인터넷 계약을 확인하거나 연장, 취소 등을 하는, 예를 들면 SK브로드밴드 웹사이트 같은 곳이다. 거기에 마치 와이파이 비밀번호 변경인 것 같이 생긴 것이 있는데(그리고 구글에서도 비슷한 가이드가 있었다... 그것을 무작정 따라한 나의 실수) 이름이 'Zugangspasswort'라는 것은 절대 변경하시지 말라. Zugang이라는 단어의 뜻이 '접근'이라는 뜻이 있어서 와이파이 접속 비밀번호인 줄 알았는데, 알고보니 최초 인터넷 세팅할 때 쓰는 비밀번호였다. 그래서 이걸 바꾼 내 인터넷이 바로 멈춘 것이었고, 고객센터에 연락해서 하라는 대로 하나씩 해서 겨우 해결했다. (휴) 이걸 다시 돌리는 건 고객 센터에서도 못해주는 거라 내가 직접 해야 한다고 했다. 내가 조금만 더 컴맹이었다면, 출장기사를 부를 뻔했고 그러면 출장비가 깨졌겠지. (...)

 

 

 

하나하나 친절하게 설명해주셨던 1&1 상담원분 :D

 

 

Fritz!Box 공유기 비밀번호를 바꿔 보자

 

 

Fritz!Box의 와이파이 설정 페이지에 들어가는 주소는 http://fritz.box 또는 http://169.254.1.1 이다. 다만, 이 페이지는 그냥 접속하면 접속이 안되고, 랜선으로 공유기와 컴퓨터 또는 노트북이 서로 유선 연결이 되어있어야 접속이 가능하다. (맥북은 랜선을 바로 꽂을 수 있는 곳이 없기 때문에 연결 장치를 따로 구매해야 한다.) 공유기와 노트북을 연결시킨 다음에 위의 주소를 브라우저 주소창에 입력하면 아래와 같은 페이지에 접속하게 된다. 이때 비밀번호를 하나 입력해야 하는데, 이것은 처음 공유기를 받았을 때 함께 들어있던 설명서 중에 있다. 전단지처럼 생긴 컬러풀한 Fritz! 어쩌고 하는 파란 종이에 아이디 없이 비밀번호만 Kennwort라고 적힌 걸 입력하면 된다. (잘 모르겠으면 Kennwort라고 적힌 건 다 넣어보셔도 된다) 인터넷 처음 설치할 때 받았던 모든 서류들은 꼭꼭 버리지 말고 잘 간직하고 있자. 나중에 다 쓸 일이 생긴다. (안 생기면 더 좋지만...)

 

 

 

 

 

 

 

 

로그인에 성공하면 좌측에 메뉴가 나온다. 독일에서는 와이파이를 주로 WLAN이라고 한다. (Wifi-위피라고도 함) 메뉴에서 WLAN을 클릭한다. 잘 모른다면 다른 곳은 웬만해서는 건드리지 않도록 하자.

 

 

 

 

 

 

 

 

그러면 아래에 하위메뉴들이 나타나는데 그중에서 Sicherheit(보안을 의미)를 클릭한다. 그러면 가운데 화면에 WLAN-Netzwerkschlüssel이라는 곳이 나온다. WLAN은 와이파이, Netzwerk은 네트워크, Schlüssel은 열쇠라는 뜻으로 여기서는 뭐 암호 정도의 뜻이 되겠다. (아니 와이파이 비밀번호를 굳이 이렇게 복잡한 단어로 써야 하는 거니...) 그 빈칸에 원하는 비밀번호를 넣고 나서 아래에서 Übernehmen을 클릭하면 저장이 된다. (아무래도 이 페이지가 오래전에 만들어진 것 같다. 사용하는 단어들이 일반 독일 웹사이트와 다르다.) 비밀번호는 유추하기 쉬운 것으로 하지 말고, 자기만 아는 비밀 번호나 숫자, 특수문자를 섞어서 꼬아서 만들도록 한다. 혹시나 누가 내 와이파이를 써서 불법 프로그램을 다운로드하기라도 하면 벌금을 내야 할 일이 생길 수도 있다. 

 

 

 

 

 

 

 

 

와이파이 이름을 바꿔보자

 

 

비밀번호를 바꾸는 김에 와이파이의 이름도 바꿔보기로 했다. 내 기기들이야 어차피 한 번 연결하고 나면 계속 자동으로 연결되어있기는 하지만, 종종 친구들이 집에 놀러오거나 하면 Firtz!Box를 쓰는 사람들이 워낙 많다 보니 내 와이파이 이름이 뭐였는지 기억이 안 나서 항상 내 폰을 보고 확인 후 알려줘야 했다. 예전에 친구가 준 팁인데, 와이파이 이름 같은 걸 Virus로 해두면 다른 사람들이 뭔지 모르겠지만 찝찝하니까 내 와이파이에 접속하려는 시도를 잘하지 않는다고. 그래서 A-Virus로 결정. 내 이웃 중에 어떤 사람은 'Nicht dein WLAN(니 와이파이 아님)'이라고 이름을 바꿔놨더라. (좋은 아이디어!) 내가 앞에 A를 붙인 이유는 이렇게 하면 목록에서 제일 위에 나오기 때문. 흐흐.

 

 

이름을 바꾸기 위해서는 WLAN메뉴 중 Funknetz라는 메뉴로 접속하면 된다. 거기서 화면을 아래로 내리면, Funknetz-Name라는 것이 나오고 원래 이름인 Fritz!Box 9999 SE DD 뭐 대략 이런 이름이 적힌 입력 칸이 나올 것이다. 거기서 원하는 이름을 넣으면 된다. 주의할 점은 혹시 맥북으로 종종 아이폰 핫스팟을 이용하는 사람이라면, 아이폰의 이름과 와이파이의 이름을 다르게 할 것. 같은 이름을 사용하면 와이파이 인식에 오류가 생길 수 있다. 다른 이웃들의 와이파이 이름과도 겹치지 않게 하는 것이 좋다.

 

 

 

 

 

 

누가 내 와이파이를 쓰고 있을까?

 

 

이 기능은 이름을 바꾸는 곳을 찾다가 우연히 알게 되었는데, 이름을 바꿀 때 들어갔던 Funknetz로 들어가면 Bekanne WLAN-Geräte라는 것이 나온다. 여기서는 지금 내 와이파이를 쓰고 있는 기기의 정보를 볼 수 있다. 기기의 이름, IP주소, 연결 속도 등의 정보가 나온다. 마침 윗집 이웃님이 내 와이파이를 쓰고 있는지 리스트에 잡혔는데 신호가 2.4 정도로 약하게 잡혀서 너무 느리진 않을까 걱정했는데 다행히 잘 쓰고 있다고 한다. 

 

그리고 그 아래에는 Nicht verbundene Geräte라고 해서 내 와이파이에 과거에 연결한 적이 있지만 지금은 사용중이 아닌 기기들의 목록이 뜬다. 혹시 누군가 내 와이파이를 쓰는 게 아닐까? 의심이 된다면 여기를 활용해보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을 듯하다. 

 

 

 

 

 

 

 

 

 

 

만약 나와 똑같은 실수를 저지른 분이 있다면...? 

 

 

혹시나 만약에 나와 같은 실수를 저지른 분이 있을까봐 (아니면 미래의 내가 또 그럴까 봐) 위에서 언급했던 내 이슈를 해결하는 방법도 함께 남겨둔다. Fritz.box가 아닌 1&1 Control Center에서 Zugangspasswort를 변경한 경우, Fritz.box 페이지에 와서 그 비밀번호를 한 번 더 입력해줘야 바뀐 비밀번호로 인터넷 연결이 재활성화된다. 

 

좌측 메뉴에서 Internet-Zugangsdaten에 접속하여 Internetzugangs-Passwort에 내가 1&1 Control Center에서 변경한 비밀번호를 입력한다. 그러고 나서 Übernehmen을 누르고 차례차례 다음 페이지를 진행하다 보면 인터넷이 재활성화가 될 것이다. 이 방법으로도 되지 않을 경우, 고객 센터에 연락해보길 바란다. 

 

 

 

 

 

 

이번에 인터넷이 끊겼을 때에도, 고객센터 정보를 찾으려고 Control Center 앱에 접속했더니 바로 내 DSL연결에 문제가 있다는 알람이 떴고, 거기를 클릭하니 간단한 가이드가 나왔다. 그 가이드로도 해결이 안되는 케이스라 나는 상담원과 직접 연결해야 하긴 했지만. 만약 독일어로 통화가 부담스러운데 도와줄 사람이 없다면, 1&1 Control Center 어플을 다운로드하여서 '채팅' 기능을 이용해 보길 바란다. 상담원에게 독일어가 서툴다고 양해를 구한다면, 내가 구글 번역에 복붙 하며 대답하는 시간을 좀 양해해 줄 것이다.

 

 

 

 

 

 

 

 

 

 

뒷이야기)

 

결국 내 실수로 인한 해프닝 때문에 바로 인터넷을 공유해줄 수 없었던지라 급하다면 보다폰 핫스팟을 써보라고 권유를 해줬다. 급하긴 했는지 우리 집 인터넷을 고치는 사이에 이미 핫스팟을 결제했다고 했다. 하지만 보다폰 핫스팟은 하나당 한 기기에서만 사용할 수 있다는 것을 둘 다 간과했다. 그래서 지금 그녀의 룸메이트가 내 와이파이를 함께 쓰고 있고, 아직까지는 크게 속도에 지장은 없는 편이다. 만약 여러분도 인터넷이 급한데 곤란한 상황이라면, 보다폰 핫스팟을 써보거나 아니면 이웃님에게 부탁을 해보자! (보다폰 핫스팟도 결제하려면 결국 핸드폰 인터넷이 필요하긴 함...^^;) 

윗집 이웃님들이 돈도 준다고 했지만 Free Trial이라고 1-2주는 그냥 쓰라고 해두었다. 앞으로 서로 문제없이 잘 써서 사이좋은 이웃으로 지낼 수 있기를.

 

 

 

 

 

 

독일에서 단기로 인터넷이 필요할 때, 보다폰 핫스팟

​​ ​​오늘은 독일에서 유명한 통신사이자 인터넷 회사인 보다폰(Vodafone)의 핫스팟을 이용하는 방법과 이용해본 후기를 공유할까 한다. 보다폰 핫스팟이란 한국의 SK텔레콤의 T wifi zone과 비슷하다고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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