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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어문법파헤치기] Konjunktiv 접속법, 너는 누구냐

by moin 2019. 11.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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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어 문법을 배우다 보면 꼭 접하게 되는 표현 중 하나가 바로 Konjunktiv, 한국말로는 접속법이라고 합니다. 하지만... 실제로 접속법이라는 말로만 이해하기에는 뜻이 명확하지는 않은 것이 사실입니다. 접속법이라 함은 말 그대로 문장이 하나의 문장으로 끝맺어지지 않고, 다른 문장으로 연결, 즉 접속하기 위해 어미가 변화하는 것을 뜻합니다. 하지만 실제로 독일어에서 Konjunktiv의 쓰임새를 보면 주로 '간접 화법' 또는 '가정법'에 더 가깝다고 볼 수 있습니다. 간접 화법이나 가정법이다라는 말도 쓰긴 하지만, 공식적인 명칭은 그것을 통틀어 접속법으로 쓰입니다. 아니 그냥 가정법, 간접화법이라고 부르지, 대체 이걸 왜 계속 헷갈리게 접속법이라고 부르는 건지 저는 좀 명쾌하게 알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개인적으로 너무 헷갈리는 이 Konjunktiv를 머릿속에 확실히 각인시키기 위해 이 포스팅을 써보기로 합니다.

 

 

즉, 이 포스팅에서는 Konjunktiv의 '개념'을 잡는데에 그 목적을 두고 있습니다.

 

 

*구체적인 활용과 예문은 정식 교재나 강의를 참고하시고 필요한 경우 최소한만 언급하겠습니다.
*저는 독일어 전공자가 아니며 홀로 독학중인 개인 학습자 입니다.
*하지만 본 포스팅에 언급되는 내용은 독일어 원어 문법 전용 사전, 독독사전 등을 통해 직접 정리한 자료입니다.

 


 

 

 

1. 독일어의 대표적인 3가지 화법 Indikativ - Konjunktiv - Imperativ 이해하기

 

독일어의 화법, 즉 좀 풀어서 이야기하자면, '독일어로 말을 할 때에 그들이 사용하는 표현 방법'은 크게 3가지로 나뉘어집니다. 
직설법 - 접속법 - 명령법 이렇게 3가지로 말입니다. 
직설법과 명령법은 그 의미가 꽤 간단한 편입니다. 직설법은 말그대로 직접적으로 이야기하는 것이고, 명령법은 어떤 대상에게 명령을 할 때 쓰이는 화법입니다. 그래서 의미가 헷갈릴 일은 별로 없습니다. 그 외에 모든 것을 접속법이라고 하면 될 만큼, 접속법에는 다양한 종류가 포함이 됩니다. 
조금 더 명확히 하기 위해 한글로 간단한 예시를 들어보겠습니다.

- 직설법: (친구에게) 야, 나 오늘 돈이 없다. 밥 좀 사줘... (돌려말하지 않고 바로 말함) 
- 접속법: (친구에게) 사랑하는 내 친구가 오늘 나한테 밥 좀 사주면 참 좋겠는데~ 아 꼭 사달라는 건 아니야. (사줬으면 좋겠다고 돌려서 말함)
- 명령법: (친구 엄마가 친구에게) 오늘은 얻어먹지 말고, 니가 민지한테 밥 사. (엄마의 명령으로 사줘야 함)

일단 간단히 예를 들었지만, 접속법에는 꽤 다양한 화법들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그리고 이들이 접속법이라고 불리우는 이유는, 대부분 한 문장에서 표현되지 않고, 보통 두 개의 문장이 연결, 즉 접속되기 때문입니다.

Konjunktiv라는 말의 어원도 라틴어로 '연결, 접속'을 의미하는 'coniunctivus'에서 유래했다고 합니다. 

 출처: DUDEN


 



2. 접속법의 종류

독일어에서 접속법의 종류는 크게 

1) 간접 화법 (INDIREKTE REDE)
2) 비교문 (KOMPARATIVSATZ)
3) 조건문 (KONDITIONALSATZ)
4) 양보문+결과문 (KONZESSIV- UND KONSEKUTIVSATZ)
5) 간결문 (EINFACHER SATZ) - 요건 한국어 번역을 못찾아서 제가 임의로 번역하였어요.  


이렇게 5가지로 나뉘어 집니다. 

 

2-1. 간접화법

"누군가가 한 말"을 전달함. 즉, 지금 말하고 있는 사람(나)와 듣고 있는 사람(상대방) 사이에 직접적으로 전달하는 말이 아니라, 
"니 동생이 나한테 돈 좀 빌려달라고 말했어." (친구와 나 사이의 대화)
또는 "내가 팀장님한테 000하시라고 이야기했어."(나와 동료 사이의 대화)
이런 식의 '제3의 발화 전달'을 의미합니다.

주로 독일어 교재에서는 '제3자의 발화'를 전달할 때 쓰인다고 하는데요, 물론 그게 가장 많이 쓰이는 경우이지만, 저는 좀 디테일에 집착하는 편이라...(에헴) 정확히 말하면 '내가 제3자에게 말한 내용'에도 쓸 수 있기 때문에, 저는 '제3의 발화 전달' 이라고 표현하고 싶네요.
예를 들면, 이런 식입니다.

Ich habe ihm gesagt: Ich bin zu Hause."
Ich habe ihm gesagt, ich sei zu Hause. 
나는 그에게 "나 집에 있어."라고 말했다.
나는 그에게 집이라고(집에 있다고) 말했다.

*간접화법을 표현할 수 있는 방법은 또 여러가지가 있지만, 여기서는 설명하지 않겠습니다.

 


2-2. 비교문

다음은 비교문입니다. 이 문법은 하나의 가정, 즉 진짜 현실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은 아니지만, 마치 일어나고 있는 것처럼 상상이 가능한 것을 표현할 때 쓰인다고 합니다. 비유라고 보는 것도 조금 더 이해가 편할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주로 als, als ob, als wenn 등의 표현으로 많이 쓰이는데, als ob 과 als wenn 의 경우 부문장이 되어 동사가 맨 마지막에 오고 als 의 경우 두번째 주문장으로 취급되어 als 바로 다음에 동사가 옵니다.

Er tut so, als ob er mich nicht sähe.
=Er tut so, als sähe er mich nicht.
그는 마치 나를 보지 않은 것 처럼 행동한다.

 

2-3. 조건문

이건 아마 Konjunktiv를 배우면서 많이들 보신거라 바로 이해가 가실겁니다. 주로 "만약 내가 ~ 했다면, ~ 할텐데." 이런 식으로 쓰이는 문장으로 많이 접하게 됩니다. 이 조건문도 'Potenzieller Konditionalsatz', 'Hypothetischer Konditionalsatz', 'Irrealer Konditionalsatz'등으로 나뉘어 집니다.

(Potenzieller Konditionalsatz의 예문)

(a)
Wenn ich Zeit habe, besuche ich meine Mutter.
Wenn ich Zeit haben werde, werde ich meine Mutter besuchen. 
만약에 나에게 시간이 있다면, 나는 엄마를 찾아간다.
만약에 나에게 시간이 주어진다면, 나는 엄마를 찾아갈 것이다.
-> 현재/미래 시제에서 '조건부 사건'의 실현 가능성을 의미한다. 

(b)
Wenn ich Zeit hatte, besuchte ich meine Mutter. / Wenn ich Zeit gehabt habe, habe ich meine Mutter besucht. 
나에게 시간이 있었을 때, 나는 엄마를 찾아갔다.
-> 과거 시제로 이미 실현된 사건을 의미한다.

(Hypothetischer Konditionalsatz의 예문)

Wenn Sie Lust hätten, könnten wir nach dem Mittagessen einen Spaziergang machen.
혹시 괜찮으시다면, 점심 식사후에 함께 산책을 가는 건 어떨런지요.


(Irrealer Konditionalsatz의 예문)

Wenn ich Zeit gehabt hätte, hätte ich meine Mutter besucht.
만약 나에게 시간이 있었다면, 엄마를 찾아갔을 텐데.
-> 실현되지 않았고, 앞으로도 실현될 수 없는 사건을 의미함.

 

2-4. 양보문, 결과문

양보문이라는 것은 앞문장에서 기대되는 것과 반대의 결과를 표현하는 것입니다.

'비가 와도, 소풍은 간다.' 가 대표적인 표현이 되겠지요. 비가 오면 소풍이 취소되는 것이 보통이지만, 예상과는 달리 소풍을 간다는 것이죠.
이 양보문에서의 '양보(步)'는 우리가 아는 '양보하다'의 양보와 한자가 같습니다. 제 생각으로는, 앞 문장을 통해 예상되는 결과를 '양보하고', 뒷 문장에서 하자는 것을 하기 때문에 양보문이라고 붙여진 것이 아닌가 합니다. (개인적인 생각입니다.)

예를 들자면...

첫번째 문장 왈, '비가 온다' -> 'ㅇㅇ 소풍은 취소야'
두번째 문장 왈, '그래도 간다' -> '비따위가 날 막지 못해'
첫번째 문장 왈, '헐... 그래 내가 양보할게.'
첫번째 문장과 두번째 문장의 타협 -> '비가 와도, 소풍은 간다.'

뭐 이런 느낌이랄까요 ;ㅁ;

독일어 예문을 하나 적어보겠습니다.

Was das Bild auch kostet, ich kaufe es.
그 그림이 얼마이든지 간에, 난 그걸 살 것이다. (보통 가격을 많이 고려하지만, 가격이 비싸도, 나는 사겠다.)


결과문은 말그대로 앞문장이 원인이 되어 뒷문장이 그 결과로 나타나는 문장입니다. 주로 sodass / so dass가 많이 사용된다고 합니다.

Das Wasser ist kalt, sodass man nicht darin baden kann.
그 물은 차가워서, 사람들이 그 곳에서 목욕을 할 수 없다. 

즉, 양보문도 앞문장과 뒷문장의 관계가 필요하고, 결과문도 원인이 되어주는 앞문장이 필요하니 늘 '접속', '연결'하게 되는 것이죠.

 

2-5. 간결문

간결문은 Einfacher Satz라고 하는데 한국어로 딱히 나와있는 표현이 없어서 제가 간결문이라고 번역하였습니다. 간결문의 경우 Konjunktiv 현재형의 형태로는 현대에 거의 쓰이지 않고 주로 Präteritum(과거), Plusquamperfekt(과거 완료)로 많이 쓰인다고 합니다. 
간단히 설명하자면, 하나 이상의 함축된 의미를 하나의 문장으로 간결하게 표현하는 방법 또는 문장 하나를 생략하여 간결하게 표현했다고 생각하면 될 것 같습니다. 원래는 두 문장으로 표현할 말은 한 문장으로만 표현한 것이죠. 그래서 숨은 뜻 같은 게 있습니다.


과거형으로 사용될 때는 '현재, 미래' 시점을 나타내며, '머릿속에서는 실현 가능한', '현실에서는 실현 될 수도 있고 그렇지 않을 수도 있는'... '소망'을 나타낼 때 사용합니다.

Wenn ich dir doch(oder nur) helfen könnte!
내가 너를 도와줄 수 있다면! 

이 예문은 직역하면 대략적인 의미는 이해가 가는데 '보다 정확한' 의미가 불분명하여 독일인 친구 바짓가랑이를 잡고 늘어져서 수차례 질문과 답변을 반복한 결과 아래와 같은 답을 얻었습니다. (이거 답해주면서 친구가 자기는 이 언어를 모국어로 가져서 참 다행이라고 하더군요..ㅋㅋㅋ) 

영어로는 "If I could (only) help you"가 되는데, 영어로도 의미가 명확히 이해되지 않으시는 분들은(저처럼...쿨럭) 아래를 봐주시면 됩니다.




1) 도움을 부탁받았을 때, 완곡한 거절 + 이유: 할 수만 있다면 너를 도와주고 싶어. (그런데 방법을 몰라. 또는 도울 수 있을 것 같지가 않아.)

2) 입장 설명: 난 정말 할 수 있다면 너를 도와주고 싶어! 근데 정말 내가 너한테 어떻게 도움이 될 수 있을지 모르겠어. (도와주기 싫거나 곤란한 게 아니라 진짜 방법을 모르는 상황. 이럴 땐 도울 수 있는 방법을 상대가 구체적으로 알려준다면, 실제로 도와주게 될 수도 있음)




상황에 따라 또 달라질 수 있는 표현이지만 기본적으로는 이렇습니다! (십년 묵은 체중이 쏴악 빠져나가는 느낌 휴우우우우우)

 

그리고 '과거 완료형+Modalverb(조동사)'으로 사용할 때에는 영어의 'should have p.p.'의 의미로 '~했어야 했다.'가 됩니다.
보통 Konjunktiv의 과거 완료형과 조동사 müssen, sollen, (대부분 부정적인 의미로)dürfen과 함께 쓰입니다.
과거 시점을 의미하기 때문에 더 이상 현실에서 실현 가능하지 않은 요구 사항 등을 나타냅니다.


Sie hätten die Arbeit vorbereiten müssen.
그들은 그 일에 대한 준비를 했어야만 했다. (즉, 그들은 그 일에 대한 준비를 하지 않았고, 준비를 했어야만 했다는 두 가지 내용 포함)

Er hätte das Buch nicht vergessen dürfen. 
그는 그 책을 깜빡하고 두고와서는 안됐다. (즉, 그는 그 책을 깜빡하고 두고 왔고, 정말 중요한 책이라 두고와서는 안됐다는 두 가지 내용)



 

즉, 다시 정리하면 접속법이라 함은


- 문장이 한 문장으로 끝나지 않고, 문장을 더 필요로 한다.
- 늘 연결/접속하기 때문에 접속법이다.
- 이런 접속법에는 간접 화법, 비교문, 조건문, 양보문+결과문, 간결문 등이 있다.


 



이 포스팅을 통해서 독일어 접속법 개념을 이해하시는데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네요.
그리고 앞으로 이 녀석과 친해지면 앞으로 여러분의 독일어 문법 실력에 새 빛이 들 것입니다 🌞
독일어, 어렵지만 재밌는 외국어라고 생각합니다!
포기하지 말고 늘 화이팅 하시길 바래요 💪🏻

 

 

 


 

 

 

+) 간단하게 하려고 했는데도 이 포스팅 하나 쓰는데 하루 종일 걸렸습니다.
(오늘 아침 10시부터 시작해서 지금 저녁 8시...ㅠㅠ)

정말 고생해서 만든 것이므로 무단으로 가져가서 쓰시면 어떤 용도로든 용서치 않겠습니다. (너무 힘들어서 부들부들...)
개인적인 학습 용도로는 얼마든지 환영입니다.
'뭐, 이렇게 복잡하게 공부할 필요 있어? 그냥 접속법은 이거구나 외우면 되지', 하실 분도 물론 계실 줄로 압니다. 그런 분들이 전 오히려 부러워요. 전 그게 잘 안되거든요. 이런 내용은 학원에서도 인강에서도 설명을 깊이있게 잘 안해줍니다.
그래서 위 내용은 Klett사에서 출판한 Deutsche Grammatik (EIN HANDBUCH FÜR DEN AUSLÄNDERUNTERRICHT)라는 책을 직접 제돈주고 구매해서 번역하고 생난리를 쳐서 정리한 내용입니다. 사실 그동안 저도 귀찮다고 매번 미루고 그냥 외우다가 도저히 안되겠어서 오늘은 이 개념 잡는데 하루를 다 쏟아부었는데 그래도 덕분에 상당히 명쾌해진 기분입니다. 

++) 미천한 저와 다른 분들의 이해를 돕기 위해 남겨주시는 첨언과 조언, 얼마든지 환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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