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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라이프/독일라이프

코로나 기간 중 임시 비자 받은 후기, 어학비자/학생비자/함부르크 외국인청 팁들

by moin 2020. 8.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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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nsplash.com @Agus Dietrich




아마도 코로나 때문에 해외에서의 체류에 예상 밖의 영향을 받은 분들이 많을 것이다. 외국인청의 운영 지침도 바뀌었을 뿐만 아니라 체류허가 조건도 상황에 따라 다르게 적용되고 있는 상황이다. 비자 이슈는 원래도 늘 민감하고 케이스 바이 케이스이긴 하지만, 그래도 조금이라도 많은 정보를 얻고 가는 것이 유리할 것이라고 판단되기 때문에 코로나 기간 동안 임시 비자를 받고 있는 개인 경험담을 공유하고자 한다. (+함부르크 외국인청에 대한 소소한 팁들도 들어있음)



각자 다른 상황이 있겠지만 내 상황을 간략히 설명하자면, 원래는 독일에서 어학으로 쓸 수 있는 비자 기간 최대 3년(워홀1년, 어학1년, 대학준비(어학이랑 비슷함) 1년)을 다 써서 한국으로 돌아가야 하는 일정이었다. 학생비자 외에는 어학준비로 쓸 수 있는 비자 기간은 최대가 3년이라고 했다. 그래서 무조건 독일을 일단 나가야했고, 그리고 만약 다시 대학에 합격하면 학생비자를 얻어서 돌아와야 하는 일정이었는데 딱 내 비자가 끝나기 한두달 전쯤 코로나가 터져버렸다.



당시에는 독일 관공서도 이런 일은 처음이기 때문에 일단 급히 문을 다 닫고, 정말 정말 급한 사람들의 업무 요청만 받아줬었다. 급하다는 기준은 정말 이번 주말에 체류 기간이 끝나는 그런 사람들이 기준이 되었다. (평소에는 넉넉하게 3개월 전에 가야했는데 이정도면 진짜 급박한 상황이었음) 예약 없이 방문하는 사람들은 집으로 돌려보내졌고(원래 관할별 외국인청은 예약없이 당일방문해서 기다려야 함), 이메일이나 전화 컨택을 우선으로 해서 꼭 대면 상담이 필요할 경우만 올 수 있게 했다.



그래서 나도 기다리고 기다리다가 비자가 끝나기 직전에 이메일을 보냈는데, 이메일로 임시체류허가증을 보내주었다. 하지만 당시 모든 곳이 다 문을 닫아서 프린트 할 곳이 없었던지라 결국 외국인청에 찾아가서 상황을 설명했더니 다시 수기로 작성을 해주셨다. 그리고 언제 다시 와야하냐고 물으니 관공서 영업이 다시 정상 영업으로 재개되면 다시 돌아오라는 안내를 받았었다. 관공서에서 따로 연락을 주는 것은 아니고 개개인이 관공서 홈페이지에 가서 업데이트되는 공지를 확인해야 했다. 약 한달 전부터 코로나 제한 정책도 많이 풀리고 관공서도 전부는 아니어도 상당 부분 예전처럼 다시 업무를 재개한 것으로 보여 이메일로 상황을 설명하고 연락을 했다.



답장이 오래 걸릴 거라 생각했던 내 예상과는 달리 다음날 바로 답장이 왔다. 2개의 메일이 왔는데 방문 날짜와 시간, 예약번호가 적힌 예약 일정(Termin) 안내 이메일과 또 하나는 구비 서류 목록이 적힌 이메일이었다. 내가 문의한 시점부터 약 3주 뒤에 외국인청으로 오라고 했다. 그동안 부랴부랴 서류를 챙겼다. 대부분의 서류는 기존에 어학준비비자 서류와 비슷했기 때문에 크게 낯설지 않았는데 2가지 서류가 추가되었다. 하나는 대학지원 증명서였는데 이건 지원하면 바로 다운받아서 출력할 수 있기 때문에 문제가 없었는데 한 가지 생각지 못했던 서류가 있었다. 그건 바로 ‘독일어 수업 수료 증명서’였다. 그냥 어학 능력 증명이 아니라 ‘독일어 수업 수료 증명서’라고 구체적으로 적혀있었다.



- 신청서
- 여권
- 증명사진 1매
- 독일어 수업 수료 증명서
- 대학 또는 콜렉 지원 증명서
- 재정증명서
- 보험 증서
- 수수료 93+13유로 (총 106유로)



준비 서류 종류 및 인정 받을 수 있는 서류 종류는 독일의 어느 지역에 있는지에 따라 다를 수 있고, 좀 심할 때는 같은 도시라도 지역 관할 외국인청 마다 다르거나 사람마다 다를 때도 있다. 이건 장점이 되기도 하고 단점이 되기도 하는데 여기서 안되면 저기서 시도해볼 수도 있기 때문. 보통 비자 관련은 꼭 거주 지역 관할 외국인청으로 가야하는데, 함부르크의 경우 함부르크 웰컴센터라는 곳은 거주 구역에 상관없이 다 받아주므로 두 군데를 다 트라이해볼 수 있다. 다만, 함부르크 웰컴 센터는 거의 대부분 미리 (2-3개월 전이 좋음) 이메일이나 전화로 예약을 잡아야 제대로 된 직원과 상담이 가능하고(입구에 있는 인포센터에 있는 사람은 깊은 내용은 잘 모름), 거주지 기준 외국인청은 예약을 한 3개월 전에 잡던가 당일 아침 7시까지 가서 선착순으로 기다려야 한다. 근데 대부분 거주지 기준 외국인청은 당일에 가서 기다리더라. 아침 7시까지 가야한다는 포스팅 글을 보고도 설마 했는데 진짜 그랬다. (코로나 전에 ㅎㅎ) 위에 말했듯 지금은 당일 방문은 진짜 급한거 아니면 거절당하기 십상이고 무조건 이메일로 연락하자.





1. 신청서 및 여권


일단 신청서나 여권을 준비하는 것에는 큰 어려움은 없다. 자신이 그동안 독일에 체류했던 기간 등만 여권에서 잘 확인해서 적는다. 신청서를 미리 가지고 와서 작성해가는게 훨씬 더 여유롭다고 생각하지만 사실 일찍 가기만 한다면 상관없다. 그리고 당연히 여권 유효기간 확인하기! (이거 의외로 놓치는 사람이 종종 있다)




2. 증명사진


증명사진은 전에 찍어둔 증명사진과 지금이 너무 스타일이 바껴서 혹시 빠꾸 먹을까봐 새로 찍었다. 기기에서 찍으면 6유로인데 셀프로 찍어서 0.27유로에 해결! (증명사진 기준 및 저렴하게 찍는 법은 여기서 볼 수 있음) 근데 사진을 가져오라고 해놓고 사진을 안쓰더라. 주니까 받기까지 했으면서 결국 다시 돌려주심. 스캔만 한건가? 잘 모르겠지만 어쨌든 다시 돌려받았다(...) 그치만 케바케일 수 있으므로 항상 사진은 준비해 가도록 한다. 아마도 내 경우는 임시비자라서 사진을 안넣어주신 것 같다. 1년짜리 비자에는 사진이 들어간다.



3. 독일어 수업 수료 증명서


이걸 준비하면서 마음을 많이 졸이고 고민을 엄청 했다. 왜냐면 내 상황이 작년에 어학원에서 B1코스까지 마치기는 했지만, 그 뒤로 독학으로 하고 싶어서 아무 생각없이 B2부터는 어학원을 가지 않고 독학을 해왔던 상태라는 것이었다. (수료 증명서를 달라고 할 줄은 상상도 못함, 당연한 건데 근데 예상못함ㅋㅋ) 그러니까 어학원을 다닌 기간보다 다니지 않은 기간이 훨씬 긴 상황. 테다 C1/B2 성적이 나오기는 했지만 외국인청에서 이야기한 건 독일어 수업 증명서였기 때문에 공인시험 성적증명서가 그것을 대체할 수 있을지도 확신이 서지 않았다. 추가로 이메일을 보내 물어볼까 생각도 했는데 이메일 마지막에 ‘추가 이메일을 지양해 주십시오.’라고 적힌 걸 보고 소심해져서 못 보냈다. 그래도 독일어 시험 성적표가 있으면 대체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은 들었지만 그마저도 라이프치히쪽과 의사소통에 미스가 생겨서(시험을 라이프찌히에서 봄) 외국인청 방문일까지 못받을 듯 했다. 그래서 최대한 관련된 건 다 뽑아갔다. 작년에 마친 B1 수업 수료 증명서와 그 이후 4번에 걸쳐 응시했던 테스트다프 시험 확인증, 공식 성적표는 아니지만 테스트다프 홈페이지에서 미리보기로 확인한 성적, 성적표를 우편으로 받기 위해 라이프찌히 시험감독관과 주고받은 이메일 히스토리, 지금 다니고 있는 어학원 등록 증명서(영수증 말고 Schulbescheinigung für einen Visumantrag)까지. (사실 필요한 성적이 이미 나왔기 때문에 어학원을 더 다닐 생각은 없었는데 혹시나 비자 받을 때 문제될까봐 부랴부랴 등록한 게 컸는데 나중에 외국인청 직원분과 이야기하면서 등록하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약간의 부연 설명이 필요하긴 했지만 위에 준비한 서류 다 줬더니 결국 무사 통과됨!



4. 대학 지원 증명서

이건 대학 지원을 하면 바로 확인 증명서를 다운받을 수 있다.




5. 보험 증서

예전에는 구체적으로 Anlage 6라는 서류에(외국인청에서 주는 서류임) 보험 회사의 싸인을 받아오라고 했는데 이번에는 그런 언급은 없었다. 그래도 하던 것과 비슷하지 않을까 싶어서 늘 하던대로 Anlage6에 사인을 받아갔고, 문제없이 패스.




6. 수수료 106유로

예전에도 임시비자를 받은 적이 있었는데, 그때보다 훨씬 비싼 느낌이었다. 근데 사실 그 때 얼마 냈는지 기억이 안난다. 카드로 받는 것은 아니고 종이로 받았다. 3개월 주는데 이렇게 비싸게 받기 있기 없기! 라고 순간 외치고 싶었지만 생각해보니 지난 3개월간 임시 체류허가증 받을 때 수수료 아무것도 안냈다. 그냥 그거 같이 내는거라고 생각하고 퉁치기로 했다.
현금이나 EC카드(독일은행의 체크카드 개념)로 결제할 수 있다. 담당자가 하얀색 플라스틱 카드 같은 걸 주는데 그걸 가지고 돈내는 기계로 가서 집어넣으면 수수료 금액이 화면에 뜨고, 거기서 현금을 넣거나 EC카드를 넣어서 결제하면 된다.









내가 방문한 암트는 Hamburg-Mitte였다. 여기는 딱히 평이 좋지도 나쁘지도 않았는데 (예를 들면 Eimsbüttel은 비자를 더 잘준다는 소문이 있었음) 지금까지 몇 번 가본 개인적인 경험으로는 불친절한 적 한번도 없고 괜찮았다. (오히려 웰컴센터가 2번 정도 불친절했던 적이 있음. 물론 관공서가 친절할 필요는 없지만 좀 싸가지 없는 느낌... 대신 나머지 2번은 또 친절했어서, 반반. 운에 맡겨야 함.)



대기실 의자 모습





예약 시간은 12:50이었는데 50분 전에 도착했다. 입구로 들어가서 로비에 가면 경비원 두 분이 앉아 계시는데 거기서 예약했다고 하고 이름을 말하면 들여보내준다. 2층(독일 기준 1층)으로 올라가면 외국인청 앞에 서계신 경비원분이 예약했냐고 물어보고 똑같이 리스트 확인 후에 대기실로 들여보내준다. 마스크 착용은 당연하고, 안전거리 두게 하려고 대기실 의자에 중간 중간에 못앉도록 X자로 테이프를 붙여놓은게 눈에 띄었다. 모니터에 자신의 예약번호가 뜨면 그 옆에 적힌 방으로 가면 된다. 왜이렇게 떨리는지. 약속 시간인 12:50을 넘기고 30분 정도 더 기다려서야 내 번호가 떠서 갔던 것 같다.




나는 5번 방이었는데 다행히 좋은 분이 걸린 것 같았다. 호탕하게 말하는 모습이 웬지 easy-going해줄 것 같은 느낌. 사실 들어가서 이렇게 말해야지 하고 엄청 준비하는게 맨날 들어가면 절대 그 말 안하고 그냥 랜덤 채팅하다가 나온다. ㅋㅋ 그래도 준비를 해가는게 좋긴 하다. 들어가서 구텐탁, 이름 말하고 서류를 꺼내며 나눈 대화를 간략히 요약해 본다.





담당자: “무슨 일로 왔어요?” (예약할 때 이메일로 다 설명해 놨어도 막상 가면 또 물어봄. 요약 버전으로 지금 자기 목적을 설명할 멘트를 미리 준비하면 좋음.)

나: “지금 임시 체류증으로 있고 대학교에 다니고 싶어서 지원하고 있어요. 비자 연장을 하려구요. 독일어 성적 증명서를 받았는데 아직 라이프치히에서 도착을 못했어요.”

담당자: “그래요, 그래서 ‘지금’ 독일에서 뭐하고 있어요?”

나: “어학원 다니고 있습니다.(이때 속으로 어학원 등록해놓길 잘했다고 생각함)”

담당자: “알겠어요. 그럼 제가 서류 검토하고 다시 부를 테니까 잠깐 다시 대기실로 가서 기다리세요.”

나: “넵”






독일 관공서와 커뮤니케이션할 때 팁


이거 은근히 모르는 사람들이 있어서 이 글 쓰는 김에 공유해 본다.
나도 매번 까먹고 주절주절 할 때가 있긴한데 독일 관공서와 잘 커뮤니케이션 하려면 서류를 200%로 준비해간 다음에 질문에는 해당하는 답만 간단명료하게 말하는게 좋다.
예를 들면 이번 내 경우처럼 독일어 수업 수료 증명서를 준비를 못한 상황인데, 그 서류가 없다고 아무것도 안챙겨가고 말로만 ‘제가 테다 시험도 봤구요, 이것도 했구요, 이래서 못했구요’ 설명하는 것보다 내가 하고 싶은 얘기들을 증명할 수 있는 근거들을 다 뽑아가는게 훨씬 명확하다. (서류의 나라 독일!ㅋㅋ)
실제로 내 외국인 친구도 비슷한 상황이 있었는데 서류없이 말로만 설명해서 서류 부족하다고 빠꾸 먹음.
그래서인지 이번에 내가 준비한 것보다 설명은 아주 간단하게 했는데 별 질문도 받지 않고 바로 쿨하게 패스했다.





독일 관공서 갈 때 독일인 지인을 데려가면 좋다?


이건 상황에 따라 Yes이기도 하고, No이기도 하다. 정말 독일어를 하나도 못하는 상황에서 독일어만 쓰는 관공서에 가야한다면 당연히 지인을 데리고 가는게 200% 좋다.
하지만, 만약 본인의 독일에서의 히스토리가 독일어를 배우러 왔거나 공부를 하는 입장이라면 독일인 지인을 데리고 가는건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
이번에 내가 비자를 받으러 가는데 서류상 약간 문제가 있을 수도 있다고 말했더니 한국인 친구가 독일인 친구를 데려가 보라고 했다. 하지만 내 생각은 완전히 반대였다.
왜냐면 첫째, 외국인청 입장에서 나는 지금까지 독일에서 최소 2년은 어학비자로 지낸 사람인데 이정도 커뮤니케이션을 못한다면 나는 독일어공부를 하나도 안했다는 걸 증명하는 거나 다름없다. (실제로 어학비자를 쓰고 더 체류하려고 했을 때 독일어 실력 증명을 못해서 추방당한 분의 사례도 있다)
둘째, 아무리 독일인이라고 할지라도 보통 외국인 비자에 관한 내용은 1도 모른다. 반대로 생각해서 우리가 외국인이 한국에서 비자를 받는 과정, 필요 서류, 특이 케이스 등등을 아는 분들이 있는가? 따로 친구를 도와줘봤거나 일해봐서 알게된 사람이 아닌 이상 보통은 한국 사람도 일반인은 그런 내용은 잘 모른다.
그러니 서류상 연결될 파트너가 아닌 이상 나랑 아무 관계 없는 지인이 따라와봤자 통역해줄 일도 도와줄 일도 거의 없다고 보면 된다.
(친구가 심심해서 따라오는 거면 모르겠지만서도...)








걱정과 긴장과는 달리 다행히 순조롭게 서류를 패스하고 생각한 것보다 기간도 훨씬 넉넉하게 받아서 너무 기분이 좋았다. (비자는 왜이리 받을 때마다 떨리는 건가요)
수수료가 비쌌는데도 돈내는 기기 앞에 왔는데 어찌나 기분이 좋은지 ㅋㅋ
함부르크 관공서들은 수수료를 담당자가 직접 징수하는게 아니라 개인이 직접 건물 안 어딘가에 위치해 있는 Kassenautomat이라고 적힌 기기에 가서 결제하고 영수증을 다시 돌아가서 제출하는 구조로 되있다.








문제는 이 비자로 독일땅을 떠나도 되느냐 안되느냐 인데, 상황이 상황인지라 담당자분도 확실히 말을 못하시더라. 그건 아무래도 따로 더 알아봐야겠다. 하지만 이 상황엔 역시 한국에 가지 않고 그냥 조용히 독일에 있는게 나을 것 같아서 애초에 안움직일 가능성이 더 높긴 하다. 아무튼 그동안 언제 쫓겨날까 조마조마했던 비자문제가 해결되서 기분이 날아갈 것 같다! 이제 다음 계획으로 무브무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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