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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감리뷰

폴렌느 베리 리좀 한정판에 대한 모든 것

by Grey sky 2026. 1. 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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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와 마다가스카르의 만남


아프리카 동쪽, 인도양 위에 떠 있는 섬 마다가스카르.
바오밥나무, 붉은 흙, 그리고 여우 원숭이가 떠오르는, 참 멀게만 느껴지는 그 나라에서 탄생한 작품 하나가 얼마 전 서울을 찾았다.
바로 폴렌느에서 이번에 새로 발표한 신상백인 베리 리좀이다.


베리 리좀 코냑 컬러 (c) noeyway 2026




내가 작품이라고 까지 표현한 데에는 다 이유가 있다.
원래 폴렌느 가방이 공장에서 빠르게 찍어내는 방식이 아니라,
사람 손을 많이 거치는 방식으로 제작이 된다는 건 아마 많이들 아는 사실일 것이다.

그런데 그 중에서도 베리 리좀은 좀 더 특별한 편이다.
마다가스카르만이 가진 특별한 손기술 때문에 가죽 가방임에도 불구하고, 스페인이 아니라 마다가스카르에서 제작되었다.


심 라피아 - 마다가스카르에서 한땀한땀 엮은 가방




지식+
*폴렌느 가방은 기본적으로 스페인의 우브리케에서 제작된다.
*폴렌느 심(Cyme) 라피아는 라피아 소재 및 기술의 최상급 지역인 마다가스카르에서 제작된다.


오직 마다가스카르에서 가능한 손기술로,
단 하나의 가방을 만들기 위해 순수 수작업으로 5일이 꼬박 걸려가며 탄생한 가방이라면,
작품이라고 불러도 되지 않을까?
게다가 100% 자투리 가죽을 활용해서 친환경적이기까지 하니 정말 흠잡을 데가 없다.
그래서 당장 실물을 보러 갔다.


코냑 컬러와 마린 블루 컬러




베리 리좀 기본 정보


베리 리좀은 2026년 1월 20일 전 세계에 동시 출시됐다.
정식 명칭은 베리 에디션 리좀(Béri Edition Rizom)이다.
컬러는 코냑과 마린 블루, 두 가지로 나왔다.

출시 기준 가격은 한국 약 116만 원, 유럽 620유로다.
한국은 환율 영향으로 2월 3일부터 가격 인상 예정 공지가 있었기 때문에
이후 가격 변동은 조금 더 지켜봐야 할 것 같다.

참고로 지금까지 지켜본 바로는 이 정도의 가방은 품절되고 나면 재입고 가능성이 매우 낮다.
예를 들면, 베리 온다 라인은 계속 재입고가 되고 있지만,
Numero Neuf Mini Wilo 라인은 지금까지고 재입고가 되지 않고 있다.
디자인으로 미루어 짐작컨대 베리 온다는 공정 난이도가 상대적으로 더 낮고 시간도 적게 걸리는 듯 하고,
Wilo는 난이도도 높고 시간이 많이 걸려서 (Wilo는 가방 하나 만드는데 10시간 정도 걸린다고 함, 이것도 수작업) 그런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하나 만드는데 5일이 걸리는 베리 리좀이라면?
즉, 희소성이 높으니 관심있는 분들은 발빠르게 구입하시는 것을 추천.


베리 리좀 확대샷 - 이 촘촘한 엮임, 어떻게 만든걸까?



소재와 디테일


소재는 100% 리사이클 가죽 스트랩을 사용했다.
자투리 가죽이라고 해서 품질이 떨어진다는 느낌은 전혀 없었다.
폴렌느 자체가 가죽 퀄리티에 신경을 많이 쓰는 브랜드이기 때문이다.

기존 베리 라인은 스페인산 가죽을 사용했지만,
이번 베리 리좀에는 이탈리아산 텍스처드 풀그레인 송아지 가죽이 쓰였다.
표면에 미세한 결이 살아 있고, 내구감도 안정적으로 느껴졌다.

안감은 100% 코튼 서지 안감을 사용했다.
같은 면 소재라도 짜임에 따라 느낌이 다른데,
서지는 비교적 탄탄하고 형태가 잘 무너지지 않는 편이다.




실버 하드웨어


이번 라인에서 눈에 띄는 또 하나의 포인트는 바로 실버 하드웨어다.
코냑은 골드 하드웨어지만, 마린 블루 컬러는 실버 하드웨어로 제작됐다.

폴렌느는 거의 모든 가방에 골드 하드웨어를 사용하는 편이라
실버 악세사리를 선호하는 매니아들에게는 좀 아쉬운 부분이었는데,
그런 의견을 반영한 건지 이번에는 실버 하드웨어도 같이 출시했다.




베리 가방을 여는 방법


홈페이지에서만 봐서는 잘 알아차리기 힘든 부분이 바로 가방을 여는 방법이다.
베리는 일반적인 가방과는 다르게 생겼고,
그만큼 가방을 여는 방법도 다른데 개인적으로 매우 크리에이티브하다고 생각해서 좋아하는 포인트다.

베리 가방을 열려면 메탈 하드웨어로 연결된 손잡이 양쪽을 각각 잡고
앞뒤로 슬라이드하듯이 스윽 밀면 하드웨어 부분이 반으로 갈라지면서 가방이 열리는 구조다.

예를 들면, DSLR 카메라 윗부분에 플래시를 밀어넣어서 꽂는 구조랑 비슷하다.
이렇게 손잡이를 열면 안에도 가볍게 자석으로 홀딩이 되어 있는데
이 부분은 가볍게 밀면 자석이 떨어지면서 가방이 열리게 된다.



너무나 영롱한 자태





그래서, 실제로 봤을 때 느낌은?


솔직히 말하면 사진으로 봤을 때보다 실물이 훨씬 좋았다!
가까이서 보면 가죽을 엮은 결이 진짜 촘촘하고,
“아 이건 손이 많이 갔겠다” 싶은 느낌이 바로 들었다.

요즘 가방들 보면 예쁘긴 한데 다 비슷비슷하다.
근데 베리 리좀은 딱 봐도 좀 달랐다.
표면이 평평하지 않고 살아 있어서,
가만히 두기만 해도 존재감이 있는 가방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마다가스카르에서 만들었다는 게 그냥 설정은 아닌 느낌


‘마다가스카르에서 제작’.
이 말도 사실 그냥 스토리용 문구일 수도 있다.

근데 이 가방은
어디서, 어떤 방식으로 만들었는지가
디자인이랑 너무 직접적으로 연결돼 있어서
괜히 더 신뢰가 갔다.

기계로는 절대 못 만들 구조고,
사람 손이 아니면 이 리듬이 안 나올 것 같은 느낌이었다.
그래서인지 가방을 보고 있으면
뭔가 빨리 소비되는 물건이라기보다는
시간이 들어간 물건 같다는 인상이 강했다.


이렇게 가는 가죽 끈으로 제작했다고! 출처: 폴렌느 공홈





폴렌느 홈페이지에 들어가면 제작 과정 일부가 영상으로 올라와 있었는데
영상을 보는 것만으로도 얼마나 공이 들어갔는지가 느껴졌다.
모든 게 다 빠르게 만들어지고 빠르게 소비되는 사회에서
나는 어쩐지 점점 더 느리고 아날로그적인 것에 더 끌리게 되는데
그래서 베리 리좀에 이렇게 끌리나 보다.

게다가 이런 가방은 절대 흔해질래야 흔해질 수가 없다.
이런 가방은 중국에서 베끼려고 해도 수지타산이 안맞아서 안만들 것 같은 그런 디자인이라고 해야할까?
그래서 유니크한 아이템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더더욱 딱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결론


결국 베리 리좀은 -
새로움보다는 과정이 먼저 떠오르는 가방이었다.

그러니까 신상백을 사서 손에 넣었을 때의 기쁨도 기쁨이지만,
쓸수록 그 가치를 더해 갈 그 시간이 눈에 보이는 느낌이랄까?

어디서, 어떻게 만들어졌는지를 알고 나니
디자인이 더 또렷하게 보였다.

시간과 손이 많이 들어간 물건이라는 점,
그리고 내가 사용할 시간과 나의 손길이 닿을 수록 더 가치를 더해갈 물건이라는 점에서,
나는 매우 후한 점수를 주고 싶다.

그래서 코냑이랑 마린 블루 중 어느 컬러냐고!! 물으신다면
나는 개인적으로 마린 블루 💙
흔하지 않은 디자인이라면 역시 색상도 특별하게 골라야 제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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