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전 8시 30분. 오늘은 늦잠을 자서 아침을 조금 늦게 먹었다. 어제 마침 먹던 딸기잼이 똑 떨어져서 새로 사 온 1935 베리잼을 뜯어볼 수 있는 기회가 와서 좀 신났다. 부랴부랴 천을 깔고 사진을 찍어본 나. 오른쪽에 크게 1935가 적힌 잼이 바로 오늘의 주인공. 하얀 배경에 깔끔하게 블랙 폰트 들어간 디자인은 내가 제일 좋아하는 콘셉트의 디자인이다.
맛은 평소에 잘 먹지 않던 맛으로 도전해 보기로 했다. 원래는 '잼은 딸기잼이지!'라는 딸기잼 신봉자지만 예전에 우연히 Waldbeeren을 먹어보고 괜찮았던 기억이 스물스물 떠올랐다. (물론 이거 말고도 딸기잼도 따로 구매함!) Waldbeere란 '베리 종류를 통칭'하는 독일말로 딸기 종류의 모든 열매를 의미한다고 보면 된다.
이 잼은 MENZ&GASSER 1935라는 이탈리아 회사가 만든 브랜드 라인 중 LE Composte 1935라는 라인의 제품이다. 보통 이 회사에서 만든 잼들은 다른 잼들처럼 평범한 유리병에 담겨있지만 유독 이 라인만 디자인이 이렇게 앙증맞다. 이런 디자인을 시도하는 회사들이 가끔 눈에 띄는데 많지는 않다. 나는 요즘 유리병을 다 쓰고 나서 재활용을 하고 있기 때문에 기왕 선택지가 있다면 조금 더 비싸도 예쁜 잼을 사 보기로 했다.
340g에 한국 돈으로 약 3,000원~3,500원이다. 환율이 올라서 가격을 높게 책정한건데도 한국보다 싼 것 같다. 블루베리, 딸기, 산딸기 등 말 그대로 여러 가지 베리가 섞인 맛이다. 베리는 늘 옳다. 응응. 잼 뚜껑을 열고 나면 냉장보관! 난 그냥 뜯기 전부터 다 냉장고에 넣어둔다.
뚜껑을 열지 않았다면 실온에서 보관가능한 기간이다. 시간까지 디테일하게 찍혀있는 것 보소! 투명한 유리병 안으로 비치는 잼 색깔이 너무 곱다. 예전에는 빵을 식사로 잘 먹지 않아서 몰랐는데, 독일에 와서 하루 한 끼 정도는 빵에 잼을 발라먹게 되면서 전보다 잼을 많이 먹고 있다. 독일의 통계회사 Statista에 의하면, 독일은 세계에서 잼을 6번째로 많이 먹는 나라라고 한다! (1등은 중국, 응 안 놀라...)
(데이터 출처: http://bit.ly/2xQWJOl)
잼 포장의 매력 포인트였던 뚜껑! 뜨앗.
나는 이 종이가 깨끗하게 뚜껑과 분리될 줄 알았는데 접착제로 단단히 붙어있었다. 나중에 잘 떼어낼 수 있다면 재구매 의사가 있지만 그렇지 않다면.... 고민해 봐야겠다. 아무튼 다른 잼에 비해서 조금 과포장이긴 하지만 다 쓰고 나서도 병을 재사용할 목적으로 구매했으니 디자인은 꽤 만족하고 있다!
하지만 더 중요한 건 내용물이겠지? 병을 산게 아니라 잼을 산 거니까. 안으로 들여다보이는 잼 표면은 너무 반들반들해서 좀 인공적이었다. 일부러 이렇게 마감처리를 한 것이겠지만 난 왠지 울퉁불퉁한 잼의 그 질감이 좋은데, 얼른 이 반듯함을 부셔버려야겠다.
쨔쟌, 이것이 오늘의 내 아침 식사. 해바라기씨가 듬뿍 들어간 독일식 빵에 버터를 바르고, 잼을 바른 뒤, 견과류를 더 뿌리고 아보카도와 같이 먹으면 배도 든든하고 영양도 가득한 맛있는 아침 식사가 된다. 준비도 간편하고 설거지거리도 별로 없으니 매우 편함.
역시 잼은 자고로 이래야지. 티스푼으로 퍼고난 후에도 너무 반들반들 젤리 같아 보이는 건 너무 물 반, 설탕 반인 잼인 것 같아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과일 함유량이 높은 잼일수록 이렇게 터프한 질감을 보이는 것 같다.
버터 위에 이렇게 펴 발라 주니 이 고운 색깔이 더 영롱하게 빛난다. 딸기잼보다는 더 새콤한 맛이 나면서도 달콤함을 빠뜨리지 않는 Waldbeeren 잼은 꼭 한번 먹어보길 추천한다. 딸기잼과는 또 다른 매력이 뿜 뿜. 예쁜 아이로 하나 데려가서 깨끗하게 먹고 병을 다시 쓸 수 있는 이런 예쁜 디자인의 잼이 앞으로도 많이 나왔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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