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감리뷰

짧은 영화 리뷰) 공작부인: 세기의 스캔들

moin 2020. 6. 29. 04: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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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다음 영화 포토



영화 개봉 년도: 2008년
특징: 키이라 나이틀리 주연, 실화 바탕

(스포일러 주의)



영화를 보는 것이 너무 오랜만이라 고르는데 오래 걸렸다. 고르다 지쳐서 그냥 별 생각없이 고전풍의 분위기가 좋아서 선택했다. 실화인걸 알고 봤다면 더 좋았을텐데, 그러지 못하고 본 것이 조금 아쉬웠다.
요즘 영화, 드라마들이 정말 자극적이긴 한건지 거기에 길들여졌다보다. 보는 내내 뭔가 더 경악할만한 반전에 반전이 있지 않을까 조마조마 하면서 봤는데, 그런 것을 기대하고 본다면 실망할 수 있다. 마지막에 나오는 자막을 보고서야 이 영화가 실화를 바탕으로 한 영화라는 것을 알았고, 그때서야 조금 이 영화가 다르게 느껴졌다. 영화는 18세기 영국의 유명했던 한 공작부인의 결혼 생활에 대한 이야기이다. 그 시대의 화려했던 의상을 정말 잘 표현했고, 특히 파티에서는 저 많은 사람들의 옷을 준비하느라 얼마나 정성을 들였을까, 저 짧은 장면 하나를 찍으려고 저 많은 조연들이 옷을 갈아입고 옷매무새를 가다듬고 하는데에는 아주 오랜 시간이 걸렸겠지, 그런 생각이 드는 걸 보니 난 이제 영화를 보기에 마음이 너무 늙어버린 게 아닌가 싶은 생각이 들었다. 사실 나는 좀 더 주인공의 독립적이고 시대에 저항하는 모습을 기대했는데, 그래, 실화라면 힘들었을 것이 이해가 간다. 주인공과 그녀가 사랑한 남자의 능력이라면, 요즘 시대 같았으면 영국을 떠나 어디에 갔어도 잘 살았을텐데, 너무나 온 나라에서 유명하고 촉망받던 사람들이었기에 이룰 수 없었던 그 사랑이 안타깝기 그지없었다. 무엇보다 가장 인상깊었던 건 어떻게 자신을 배신한 친구, 남편의 내연녀까지 받아들이고 죽을 때까지 함께 살 수 있었을까, 요즘 시대의 사람들이라도 감히 하기 힘든 일이었을텐데, 정말 시대를 앞서나간 여인이 아니었나 싶고, 그래서 더 안타깝다. 물론 결국은 ‘불륜’이라는 내용이기 때문에 그것을 미화한다고 비평하는 사람들도 있는 것 같지만, 조지아나 공작부인은 한 사람의 아내로 엄마로서 그 역할에 최선을 다했음에도 그런 그녀를 그저 ‘아들 낳는 기계’ 취급했던 공작의 무례한 태도가 결국 스스로 자신의 아내가 외도를 하도록 무덤을 판 것이 아니었나 생각한다. 그때가 지금으로부터 약 300년전쯤이라고 생각하면서 다시 본다면 감회가 새로울 것 같기도 하다. 그녀의 프로필을 찾아보니 사교계에서 유명했을 뿐만 아니라 작가이기도 하고 아티스트였다고도 한다. 그런 그녀의 재능들도 함께 영화에 담겼다면 더 재밌었을 것 같다는 아쉬움도 든다.